소련의 한국계 록스타, 빅토르 초이

소비에트 연방의 영화배우이자 전설적인 록스타로, 록 밴드 Кино(키노)의 리더였던 빅토르 초이의 대표 곡들을 전해 드립니다. 밴드 이름은 '영화'를 즐겨 보던 빅토르의 취향에따라 지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소련의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친 그는 독특한 음색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말로 유명했습니다.
고려인(까레이스키)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미술학교 중퇴 후 캄차카반도에서 보일러공으로 일하면서 노래를 만들고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정치에 관심없다고 여러 번 인터뷰했음에도 불구하고,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재건)로 대표되는 시대적 흐름상 변화를 열망하는 1980년대 소련 젊은이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1990년 라트비아에서 휴가 중 낚시 여행에서 돌아오다 자신이 몰던 차가 빨간 버스와 충돌하여 28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이 사고와 관련하여 KGB 관여설 등 여러 의혹이 남아 있고 수 많은 러시아 팬들의 가슴에도 아직 살아 있습니다.
60년대 말 서구의 락이 러시아에 상륙했을 때 당시의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자본주의 언어로 규정했고 러시아에서 락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숨어 지냈습니다. 빅토르는 세로프 미술전문학교 시절 록밴드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80년대 들어 소련에 개방, 개혁의 바람이 불면서 자유와 반항과 함께 락의 바람이 불어 왔고 그 중심에 빅토르 초이가 있었습니다.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와 함께 러시아 대중음악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Victor Choi

 

Группа крови

대표곡입니다. 'Gruppa Krovi' 정도로 읽을 수 있고 우리말로는 '혈액형'으로 번역됩니다.
1988년 발표된 다섯번 째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반전가요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는 신념을 가진 몇 몇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제때 당기지 못한 방아쇠
맑은 날은 눈부신 꿈 속에 있고
내 팔뚝엔 혈액형이,
내 팔뚝엔 군번이 적혀 있어.
전투에서의 행운을 빌어줘, 부디 내가
이 들판에 남지 않기를...
이 들판에 남지 않기를...

 

Звезда по имени Солнце

'혈액형'에 이은 후속작 '태양이라는 이름의 별'의 동명 타이틀 곡입니다.

 

Муравейник

전체주의 체제에서 사람들이 무의미하고 통제된 삶을 살아가는 것을 개미집에 비유한 곡입니다.
개미들처럼 맹목적으로 그저 주어진 일을 수행하며, 반복적인 일상에 갇혀있다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이 사회적 구조에 의해 얼마나 규정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느끼는 불만과 무력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Когда твоя любовь больна

85년 작품 '이것은 사랑이 아니네'에 수록된 곡으로 영어 제목 'When Your Love Is Sick'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Хочу перемен (발음 Khachoo peremen)

빅토르 자신은 여러 인터뷰에서 '변화를 원해' 이 곡이 개인의 변화를 그린 곡일뿐 정치적 변화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곡은 1980년대 후반에 실행된 페레스트로이카로 대표되는 소련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자유에 대한 열망을 담은 소련 젊은 세대의 저항곡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고
KBS 스페셜 빅토르 최, 1995 

• 1부, https://www.youtube.com/watch?v=qDM_2yOiNnU (음질이 후집니다.)
• 2부, https://www.youtube.com/watch?v=VwTiNFcuF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