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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속의 뱃노래, 바르카롤

유럽

by 가쁜사 2024. 10. 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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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카롤(Barcarolle)은 베네치아의 곤돌라 사공이 부르는 전통 민요에서 유래되었거나 그 스타일로 작곡된 클래식 음악의 한 장르로 쇼팽의 뱃노래 Op.60을 포함하여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오펜바흐 등의 곡이 유명합니다. 선원들의 노동요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Shanty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Venezia

 

Chopin Barcarolle in F-sharp Major, Op. 60.

쇼팽의 만년을 대표하는 곡으로, 연인인 소설가 조르주 상드와의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며 쓴 곡입니다. 여행이 실현되지 못했기 때문에 뱃사공이 젓는 배 위에서 보게 될 정경을 상상하며 쓴 곡입니다. 하지만 건강의 악화, 연인과의 이별을 앞둔 상태여서인지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진행이 되면서 격정적인 슬픔이 배어나오는 듯한 작품입니다.

기존의 뱃노래 형식들은 8분의 6박자였는데, 쇼팽은 8분의 12박자로 늘리고 베네치아 지역의 향토적 감성이 아닌 판타지에 가까운 자유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반음계적 진행, 빈번한 겹음 구성의 선율, 미묘한 자유로운 악절들, 여러 감정들을 한 곡에 압축시켜 놓은 것과 같아서 연주자들에게 단순한 테크닉 뿐만아니라 고난이도의 음악성과 스킬을 요구하는 콩쿠르 단골 곡으로 유명합니다.

쇼팽이 죽기 직전에 쓴 몇 안되는 대곡들 중 하나로 애호층들과 전문가들 모두에게 쇼팽의 작품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Tchaikovsky: The Seasons, Op. 37a, TH 135-6. June: Barcarolle

차이코프스키의 뱃노래에는 러시아 특유의 민요적 느낌과 함께 슬라브적인 매력이 배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1876년 러시아 음악잡지 '누벨리스크'에서는 매달 하나의 시를 선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작곡하여 게재하였는데 이 때 작곡을 차이코프스키가 담당했습니다. 그헐게 만들어진 12곡 중, 6월의 '뱃노래'와 11월의 '트로이카', 12월의 '크리스마스'가 현재까지 유명합니다. 여름에 뱃놀이하는 풍경을 그린 시인 '프레시체예프'의 시에 맞추어 6월의 살랑거리는 바람에 배를 띄운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Wagner: The Flying Dutchman, Overture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영원히 희망봉을 찾아 헤매는 네델란드 선원의 전설을 듣고 리차드 바그너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델란드인' 서곡입니다.

대항해시대 이후의 해양 지배력은 대략 포르투갈, 스페인, 네델란드, 프랑스, 영국 순서였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러시아, 일본이 20세기 초에 잠깐 전성기를 가졌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재까지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16~17세기 동안 전세계의 제해권을 장악했던 국가는 네델란드였는데, 역사상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VOC)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향신료 중심의 세계 무역네트워크를 주도하면서 전세계 곳곳에서 네델란드 상선들이 왕래하였고 그중 많은 선박이 침몰되기도 했습니다.

'방황하는 네델란드인'의 전설은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유명한 전설입니다.

 

Wagner: The Flying Dutchman, Chorus of Norweigian Sailors and Girls

젊은 시절 무명이었던 바그너는 돈벌이가 시원찮은데다 사치벽까지 있어 아내와 함께 라트비아에서 야반도주차 런던행 배를 탄 적이 있었습니다. 도중에 세번이나 풍랑을 만나 노르웨이 해변에 임시 정박하는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황하는 네델란드인'의 작곡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 곡은 노르웨이 잔트비케 해변에 임시 정박하고 있을 때 노르웨이 선원들이 부르던 노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날카로운 리듬에 실린 선원들의 외침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선 떠나질 않았다. 곧 그 소리는 스르르 형태를 바꾸어 '선원의 노래'가 되었다. -바그너 '나의 생애' 중,

 

Offenbach: Les Contes d'Hoffmann / Act3 - Entr'acte (Barcarolle)

프랑스의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제 3막에 나오는 Barcarolle입니다.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치와 소프라노 안나 네트럽코의 이중창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밤, 사랑의 밤

기쁜 마음에 미소 짓네.

낮보다 더 달콤한 밤이여

아름다운 사랑의 밤이여

시간은 빠르게 흘러 돌아오지 않네.

우리의 애정을 싣고

뜨거운 산들바람이여

어루만져 주고

입맞춤 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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