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각설이 타령의 몇 가지 버전을 전합니다.
각설이타령은 '장타령', '품바타령'으로도 알려진 각설이패들의 타령입니다.
조선후기의 판소리 작가이자 문신인 신재효가 편찬한 판소리 사설 중 '흥부전' 등에서 '장타령'이 등장하는 걸 보면 조선시대 후기부터 있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장터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사당패, 걸립승, 초라니, 걸립패, 각설이패 등 여러 종류의 놀이패들이 노래, 춤, 염불, 외줄타기, 차력 등의 가무잡희를 하고 청중들로부터 돈을 걷어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문화는 전세계에 걸쳐 자연스럽게 생겼고 이어왔습니다.
떠돌이 또는 방랑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어느 장소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그들은 여기 저기의 특징을 결합하여 예술적 감성을 키워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로 ‘Beggar Song’ 같은 스타일 노래의 예를 몇 가지 들어 봅니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는 The Jolly Beggar, The Beggar’s Opera 같은 노래들이 있는데, 떠돌이들이 신세 한탄하면서도 익살스럽게 부르는 스타일입니다. 프랑스에도 Chanson de Gueux (거지의 노래) 같은 전통적인 유랑민 노래들이 있었고, 19세기 파리 거리에서도 비슷한 노래가 불리었습니다. 러시아에는 떠돌이 시인과 거지들이 부른 Бродяга (방랑자) 같은 민속 노래가 있고, 미국의 경우 블루스나 포크 음악에서도 거지나 방랑자를 주제로 한 노래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Hobo’s Lullaby 같은 노래가 있습니다.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결국 인간의 삶과 방랑에 대한 공통된 정서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각설이타령도 마찬가지로, 각설이패들이 장터에서 공연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불렀던 노래입니다. 청중들이 보통 양반이 아닌 민초들이다 보니 상호소통하면서 민초들의 울분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많이 스며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서민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체득해 온 권력층, 부유층에 대한 반감과 야유 등을 표현해 온 노래입니다.
사람사는 곳이면 구걸하는 사람은 시대와 장소에 관계없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구걸을 버라는 대상이 돈과 음식, 게임 아이템, 정치인들의 표 등으로 모습을 달리할 뿐 오직 타인의 선처를 바란다는 의미에서는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하는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듣는 테크노 트로트 스타일의 버전입니다.
원래 테크노(Techno) 라는 말은 1980년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탄생한 전자 음악 장르을 일컫는 용어로, 신디사이저와 드럼 머신을 활용한 기계적인 비트가 특징인 곡입니다. 그런데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에서 전자 음악이 대중적으로 퍼질 때, 신나는 전자 리듬이 들어간 음악을 ‘테크노’라고 부르면서 '테크노 댄스', '테크노 트로트' 같은 스타일의 음악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각설이라는 뜻은 '깨우칠 각', '말씀 설'로 가진 것 없고 조롱의 대상인 각설이가,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뜻입니다. 어느 왕조들의 멸망 후 지배층이 거지, 전신병자, 병신 등으로 위장하여 걸인 행각을 하거나, 광대.백정.줄차기 등의 재인으로 전락하여 불렀던 구전민요라고 합니다. 음지에 사는 인간들이 속악한 세상을 향하여 던지는 야유, 풍자, 해학, 무심, 허무, 영탄 등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비애감을 맛보게 합니다.
각설이 타령은 광복 직후, 한국 전쟁, 자유당 시절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유행하다가, 1968년 정부의 걸인행각 금지로 사라졌으나, 김제 출신 극작가 김시라가 1인극 '품바'를 1981년 전남 무안에서 선보이면서 다시 널리 퍼졌습니다. 1대 품바 정규수의 공연장면입니다.
품바는 원래 각설이 타령의 후렴구에 쓰인 장단을 맞추는 의성어였으나, 현재는 각설이나 걸인의 대명사로 일반화되었습니다. ' 입방귀'의 의미라고 합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장타령'은 원래 ‘장돌림’, ‘부보상’, ‘장돌뱅이’로도 불린 장타령꾼들이 시장을 흥청거리게 하고 물건을 팔기 위해 부르던 상업노동요로 시작된 노래입니다. 장터를 주 무대로 활동했던 각설이패들이 이러한 시장 노래인 '장타령'을 그들의 공연물로 삼게 되면서 '각설이타령'과 '장타령'이 동일한 노래인 양 취급되었고 합니다. 오늘날 시장에서 호객을 위해 “골라 골라” 하고 부르는 노래가 현대의 '장타령'이라 할 만하나 이제는 상업노동요라기 보다 가창유희요로 성격이 변모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25년 동안 엿가위를 쳤다는 월미도의 원조 각설이 꺽순이의 놀랍도록 부드러운 엿가위치기입니다.
'쾌활한 거지' 이 곡은 어느 여인의 구애를 얻기 위해 거지로 위장한 귀족을 노래한 스코틀랜드 민요입니다.
피터 시거와 함께 민중음악가로 유명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우디 거스리'의 노래입니다.
원래는 미국의 포크 아티스트 Goebel Reeves 가 쓴 포크 송인데, Woody Guthrie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로 1944년에 커버했습니다. 기차길을 따라 떠돌던 방랑자들의 피곤함을 어루만지는 내용입니다.
잠들어라, 지친 방랑자여,
도시들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을 보아라.
강철 레일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그것이 방랑자의 자장가란다.
각설이 타령을 랩/힙합 스타일로 편곡한 세련된 곡입니다.
브레이킹 댄스 그룹이자 유튜버로 유명한 '아너브레이커즈'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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