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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뮤직) 지옥의 묵시록 OST

북중미

by 가쁜사 2025. 4.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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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1979년 명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에 삽입되었던 곡들을 전합니다.

Apocalpse Now

 

영화 지옥의 묵시록은 콩고강 배경의 조셉 콘라드 소설 '암흑의 심장(Heart of Darkness)'을 베트남 전쟁으로 무대를 바꿔 재해석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문명'이라 불리는 가치 체계가 얼마나 허술하고 허무한지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에 삽입되었던 곡들 또한 또 하나의 등장인물처럼 단단히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Ride of the Valkyries

로버트 듀발이 분한 영화 속 킬고어 중령의 헬리콥터 부대가 베트남 마을을 습격할 때 울려 퍼지는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騎行:말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님 )'입니다.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제2부 '발퀴레' 제 3막의 시작곡입니다.
'발퀴레'는 날개달린 말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의 딸들입니다.
클래식의 상징적이고 장엄한 곡을 헬리콥터 전투 장면에 겹쳐 쓰면서, 전쟁의 광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킬고어가 이 곡을 트는 이유는 적에게 공포를 주기 위함이지만, 실상은 죽음의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과 겹치며 제국주의적 환각과 폭력의 미학화를 고발하고 있는 강렬한 장면입니다.

 

Susie Q

윌라드 일행이 정글 속에서 미군 병사들과 휴식하는 장면에서 플레이보이 의상의 댄서들이 춤을 출 때 나오는 곡입니다.
원래는 여성을 찬양하는 단순한 로큰롤이지만, 영화에서는 섹스와 전쟁의 뒤섞인 광기를 보여주는 도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병사들이 춤추면서 도발하는 댄서에 열광하는 장면과 함께 흐르며, 이 전쟁이 도덕적 기준도, 목적도 사라진 혼돈의 공간이 되었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CCR 버전으로 유명한 곡인데, 영화에서는 Dale Hawkins 버전이 쓰였습니다.

 

(I Can't Gey No) Satisfaction

윌라스 일행이 농강을 따라 올라가면서 서핑을 할 때 흐르는 롤링스톤스의 곡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허물면서 여가와 쾌락을 좇는 미국 병사들의 태도를 보이면서 강한 풍자와 부조리를 느끼게 합니다.

 

Nung River

눙강의 상류로 진입하면서 목적지에 가까워질 때 흐르는 음악입니다.

음악은 점점 야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을 암시하는 듯 점진적으로 불안하면서도 날카로운 불협화음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눙강은 실제 강이라기보다는, 인간 내면의 어둠으로 들어가는 길이자, 문명과 도덕이 사라져가는 흐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Chaos at the Do Lung Bridge

윌라스가 강을 따라 올라가던 중 들른 도롱다리에서의 혼란스러운 무정부 상태와 광기의 현장입니다.
음악은 현장 분위기처럼 산산조각 난 듯 파편적이고 불안정합니다. 논리와 질서를 잃고, 불협 속의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는 지휘 체계도 없고, 싸움의 이유조차도 망각한 듯한 전쟁의 진짜 얼굴,  '무의미한 폭력'의 결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Voyage

윌라드 일행이 쿠르츠 대령의 영토에 가까워질 때 흐르는 곡입니다.
이 곡은 전환점이자 전조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쿠르츠의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 전쟁이 아니라 신화적 미지의 세계, 자기 내면의 심연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몽환적인 음향과 텐션은 쿠르츠가 상징하는 공포와 매혹, 그리고 진실을 향한 도약을 나타내는 듯 합니다.

 

The End

도어스의 이 곡은 영화 오프닝과 쿠르츠 죽음 장면 등 핵심 부분에서 반복하여 사용되었습니다.
'This is the end, beautiful friend...'
이 곡은 윌라드와 쿠르츠, 그리고 인간 자체의 해체를 상징합니다.
사이키델릭하고 종말론적인 분위기 속에서, 삶과 죽음, 광기와 계몽, 문명과 야만이 뒤엉켜 무너지는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순환 구조를 닫는 역할도 하고, 결국 전쟁은 인간 자신을 비추는 거울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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